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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꽃다발을 만들어 발치에 얹어놓고 나는. 사랑스러운 나의 Novio.

무릎을 꿇고 영원을 약속하는 것은 어쩌면 당신에게는 저주가 될지도 모르지, 언제나 아름다울 나의 데이지.

 

 

 

-솔직히 이렇게 일이 커질 줄은 몰랐어요. 아마 대부분이 동화 속 얘기 같이 소꿉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우리에대한 환상 때문인 것 같지만요. 인터뷰는 안하고 싶었지만 할 얘기가 조금 있어서요. 당신네들 가쉽거리에서 흔히 얘기하고 있는 도둑고양이 말이죠.

 

아드리네. 그윽하게 불러주는 걸 난 참 좋아했어요.

알고는 있었어요. 그가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던 때부터인가, 여자의 촉은 원래가 굉장히 무서운 거라서요. 하지만 아직 내가 그를 사랑하고 있었다면 나는 절대 그를 놓아주지 않았을 거예요.

 

우리는 서로 익숙해져버린 것 뿐이에요. 사교계에서 데뷔하기 전부터 아버님들끼리 알던 사이라서 우리는 함께 놀고 얘기하고 웃곤했어요. 그 때 만큼은 정말 행복했죠. 내가 사교계에 발을 들여놓고 나서 모든 건 변해버렸지만. 변한 건 그가 아니라 나였어요. 그는 그것을 몹시 힘들어하곤 했고요. 드라군에서 다시금...그... 다시 만난 건 필연이었을 거에요.

 

그는 그 사람 얘기를 자주하곤 했어요. 아니, 그 얘기만 했죠. 어떤 색을 좋아하고 어떤 노래를 좋아하고 뭐가 잘 어울리고 뭘 잘먹고, 아마 내가 그 사람의 어머니보다 더 잘 알지 않을까요? 정말 이상한 것은 그걸 듣고 있는 나도 행복했다는 거예요. 질투가 나지 않았다는 게 우리가 헤어진 결정적인 이유겠죠.

 

그래요 어쩌면 이건 슬픔을 감추기위한 변명정도로 보일지 몰라요.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그는 결국 자신의 짝을 찾아 날아가버렸는 걸요. 내가 바라는 건 하나 뿐이에요. 그도 나도 행복해지는 것. 사실, 그 전의 우리, 별로 행복하지 않았어요.

 

그는 저에게 거짓말을 할 정도로 모질진 못했어요. 아니,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죠. 전 그게 좋기도 했고 싫기도 했어요. 그는 정말이지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부분이 있거든요. 하지만 그가 만약 거짓말을 잘했더라면-이란 생각을 하면 솔직히 좀 끔찍해요. 그 사람의 삶도 제 삶도 분명 죄다 망가졌겠죠. 스캔들…. 글쎄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말하더라도 그는 그 시간에 충실한 사람이에요. 동시에 두 사람을 사랑하는 건, 절대 불가능해요. 그래서 우린 헤어졌고 전 그게 슬프지 않아요. 그는 정말 좋은 친구였는걸요.

 

-리마르노 파센 아드리네, 알베르토 로라스와의 이별에관해

 

다리오 드렉슬러, 괴짜, 성격이 나쁘다, 친해지기 어렵다.

 

수식어가 참 개판이라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다. 그래서 방금 전 알베르토 로라스 역시 쫓아냈다.

 

지겨운 세레나데, 고백, 선물. 죄다 피곤하다. 원색적인 비난이 담긴 편지와 선물들은 더욱이. 손가락을 베인 이후로 수취인을 알수 없는 편지는 보지 않고 버린다. 소포 역시 머리 잘린 고양이를 본 이후엔 열지 않고 버린다. 조용히 지하실에 처박혀서 연구나 하는 게 내 삶의 조그만 낙이었는데 얼마 안되는 친구라는 녀석이 내 고요를 파탄냈다. 내가 지금 화가 난 이유는 명확하다. 전부 저 잘난 알베르토경 때문이다. 티파티에 싫증이 난 귀부인들이 남의 연애사에 관심이 많다는 건 알았지만 내 얼굴이 가쉽지에 실리고 도둑고양이 따위로 불리는 날이 올줄이야. 세상에.

 

집 앞에서 키스당하는 사진을 찍혔다. 재수 없게도 '내 집' 앞에서, 그 유명하고 고매하신 알베르토경의 얼굴이 선명하게 나오게끔. 이건 진짜 재수 없는 일이다. 침대 위의 사진이 찍히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나 할까. 빌어먹을. 솔직히 사교계 스캔들은 내 알 바는 아니었다. 난 내놓은 자식이고 이번 일만해도 본가에서는 연락이 없다는 게 바로 그 증거다. 문제가 되는 것은 지금도 문 밖에서 열심히 노크 중인 저 녀석이다. 끔찍하게도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얼굴로 선물 따위를 챙겨 방문하고 있다. 지금은 평소보다 조금 오랫동안 머무르고 있지만. 방금은 실수였다. 문 틈으로 오지 말라고 말하려는 사이, 젠장, 그, 밀어붙여져 또 키스 당했는데 바닥에 주저 앉아서 받는 키스가 나쁘지 않은 바람에 또 슬쩍 그냥 해버렸다.

 

다리오 드렉슬러는 좋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쓰레기도 아니었는데 이젠 쓰레기다.

 

매일 한아름 안아오는 꽃은 나는 이름도 모른다. 관심도 없다. 애기를 나누게 해달라는 애원도 전혀. 달콤한 입맞춤에 지겨워져서 아드리네를 지켜주고 싶은 마음은 알겠지만 그녀를 위한다면 이젠 그만 두어야 한다는 소리를 한 직후 모든 것이 변했다. 냉전 중이던 둘의 헤어짐이 공식적으로 알려지고 가쉽지에 대서특필 되었다. 오늘자 신문을 펼쳐들었다가 구석지에 선명하게 적혀있는 제목에 기함했다.

 

'부서진 동화! 도둑은 누구인가? ' (Broken fairy tale! Who is the burglar?)

 

 이따위의 제목을 단 기사는 도대체 어떤 놈이 쓰는 건지. 몰려오는 두통에 미간을 손끝으로 꾹꾹 눌렀다. 나는 말이다, 아무것도.

 

"아냐. 아니야."

 

 한숨을 쉬었다. 학부에 있을 때부터 난 좀처럼 녀석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내 입으로 이렇게 말하긴 뭐하지만 나는 별종이었다. 매주 받는 상담과 집안 어른들의 감시 속에서 선을 벗어나지 않게끔 조율하며 사고를 치고 다녔으니 귀족 자제들 사이에서 평판이 좋을리 없었다. 같이 다니는 놈들은 한정되어있었고 깊이 사귀는 녀석은 없었다. 그런데 내가 고등부에 막 들어갔을 무렵인가 쬐끄만 꼬맹이 하나가, 물론 덩치고 뭐고 이미 어린애라고 보기엔 좀 그랬지만, 여하튼 덜 익은 과일 같은 녀석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와 어울리고 있었다.

 

 지금은 많이 수그러들었지만 날이 서있고 맑고 도도한 눈매가 눈에 꽤나 거슬렸던 것 같다. 같이 있는 주제에 날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것이 분명해서 당시 나는 녀석에게 술을 나누고 담배를 물려주며 심술을 부렸다. 이래도 안 떨어져? 딱 그런 기분이었다. 그리고 잤다. 술을 왕창 마신 것도, 담배를 엄청나게 피워댄 것도 아닌데, 아지트 삼던 내 다락방에서, 별을 가득 담은 그 푸른 눈에 견딜 수 없어져 아무 것도 모르는 얼굴을 끌어안고 입을 맞췄다. 그리고 누가 먼저 달려들었지? 그리고 내가 그날 뭐라고 했더라.

 

 그 후로는 내가 녀석을 피하고 만나주지 않았다. 졸업을 하고나니 만날 길이 없어진 것이었지만 비슷한 뒷모습이 보이면 나도 모르게 숨거나 도망쳤다. 그것은 죄책감과 같은 종류의 것이었는데, 욕망 외에는 아무 것도 담겨지지 않은 행위에 조금 신물이 났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난 날 다 줘버린 것이었는데. 어쩌면 배신감이었을지도 모른다. 녀석은 내가 좋아서 이러는 게 아니고 그저 어쩌다보니 나라는 자연재해에 휘말린 건 아닌가하는 그런 의문이 문득 들자 나는 더 이상 녀석의 얼굴을 볼 힘이 없었다.

 

 미처 생각도 못했던 드라군에서 다시 만났을 때, 뼈가 굵어진 녀석은 완전히 남자가 되어있었고 별 감정은 없어보였다. 나 역시 아무런 감흥도 없었다. 그렇게 나는 우리가 좋은 친구가 될 줄 알았다.

 

 유성우가 떨어지던 날 밤.

 

 항상 녀석은 별과 함께 왔다. 별이 지고 동이 틀무렵 갑작스레 뜨거운 입술이 뒷목을 삼켰다. 달큰하게 속삭이는 목소리와 커피향, 그리고 마음에 담아 두었던 푸른 별빛이 다시금 쏟아지자 나는 병신 같이 또.

 

 "아, 등신. 진짜."

 

 결이 거친 머리를 한껏 헝클었다. 손을 세워 벅벅 긁어내리니 온 몸이 가려운 기분이 들었다.

 

 그는 다정하다. 필요 없이. 감정 없는 상대를 뒤흔들 정도로. 진심이 언제나 통하는 것은 아니다. 받아들이지 못할 감정 때문에 아드리네의 얼굴을 못 보게 되었고 이젠 감질나게 나누던 온기조차 모조리 빼앗겼다. 연인, 우스운 얘기다. 적어도 나는 그럴 생각이 없다. 사람의 감정은 우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변할 것으로 시간을 빼앗기는 것은 사절이다. 나는 누가 뭐라고 해도 바쁜 사람이니까.

 

 크루그먼의 제안을 받아들여 이제 곧 집 역시 옮길 생각이다. 말없이 떠나면 서운해 하겠지만 적어도 한 명은 제자리를 찾게 될 테니까. 입이 쓴 느낌이라 몇 번 입맛을 다셨다.

 

 꽃병에 물을 간다. 자꾸 귀찮은 것을 가지고 오니까 이쪽은 일이 늘어난다. 현관의 선반에는 정갈한 글씨로 두 사람의 이름이 적힌 편지봉투가 쌓여만 가고 몇 주간의 실랑이 끝에 드디어 식재료도 바닥이 났다.

 

 새벽같이 모자에 썬글라스까지 끼고 집 밖을 나섰다.

 

"잡았다."

 

"미친…!"

 

 -가 그만 붙잡혔다. 시바아알. 깜짝 놀랐잖아. 해도 안 떴다고 이 미친놈아. 너무 놀라서 심장부근을 움켜쥐었다. 진짜 뭐하는 놈인지 모르겠다. 상식인으로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주위를 살피고 녀석을 문 안으로 떠밀어 넣었다.

 

 덜컥. 문이 닫히자 어스름 속에서 온 몸을 끌어 안겼다.

 

 미친 사람은 힘이 세다. 끌어안은 손을 풀어낼 수도, 목덜미에 파묻혀 숨을 들이켜는 얼굴도 밀어낼 수가 없다. 코끝에 큼큼한 땀냄새가 머물었다.

 

 "보고 싶었어, 드렉슬러."

 

 "난…아니야. 저리 비켜."

 

 억지로 떼어 놓자 제 손 만한 선 굵은 손을 쥐고 입을 맞춘다. 간지럽다. 뜨겁고. 조금은 부끄럽다.

 

 "제발 날 밀어내지 말아."

 

 "돌아가."

 

 "어디로?"

 

 "어디로든지."

 

 "갈 곳이 없어"

 

 담담히 반짝이는 눈이 부담스럽다. 저 눈만 마주하면 혼란스러워진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이라도 키스하고 싶지만.

 

 "널 기다리는 사람이 있잖아."

 

 입매가 단단히 굳는다. 녀석은 나와 아드리네에 관한 얘기를 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다르다. 녀석의 얼굴 근육이 딱딱하게 굳을 때마다 남모를 희열마저 느낀다. 이별은 아무렇지 않을 수 없고 그건 알베르토 로라스이기 때문에 더욱 불가능하단 사실을 증명하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올 정도로, 조금은 즐거워진다.

 

 "그녀와는 헤어진 지 이미 오래야…. 그녀가 통보했고 나는 받아들였네. 우리의 헤어짐이 문제될 것은 아무 것도 없어."

 

 "그곳이 네게 어울려."

 

 "편지, 하나도 읽지 않았지?"

 

 "당연하지."

 

 녀석은 내 한쪽 손목을 쥐고 남은 한 손으로 마른세수를 했다. 깊게 내쉬는 한숨에 피로가 묻어났다. 공기가 가라앉고 어깨가 무거워졌다. 다시금 도망치고 싶은 기분이 몰려와서 이젠 질식할 것 같다.

 

 "나는 그녀 때문에 자넬 만난 게 아니야. 그런 의미로 생각하고 있을 줄은 난 전혀 몰랐네. 우리가 헤어진 것 역시 자네 탓이 아니라는 얘기도 해야겠어. 자네는 항상 자책을 하곤 해. 좋지 않은 버릇이고, 아,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자네 앞에만 서면 바보 같이 다 잊어버리고 말아. 두서가 없어 미안하네…."

 

 그 정도는, 나도 알고 있어. 아드리네를 끌어들인 건 이제 제자리로 돌아갈 때가 되지 않았나. 해서였는데 굳이 친절하게 말해줄 필요는 없겠지. 입술을 가볍게 물었다. 절박한 얼굴을 한 네 녀석은 별로야. 마음이 안 좋아지거든. 넌 좋은 녀석이야. 난 아니고. 그뿐인데. 이것도 끝내 말 못하겠지만.

 

 "나야말로 그간 우유부단했어. 미안하다. 확실히 거절을 했어야 했는데. 네가 날 정말 사랑한다 하더라도 난 아니야. 이마저도 그간의 정을 생각해서 참고 있는 거니까 그만둬줬으면 하는 게 내 솔직한 심정이고. 우린 여기까지다, 로라스."

 

 "자네는…정말 예전과 변한 게 없군. 항상 밀어내기만 해."

 

 "그러냐."

 

 "그런데도, 나는. 자네를 놓을 수가 없어."

 

 운다. 그 알베르토 로라스가 눈물을 참기 위해 얼굴을 한껏 일그러트리고 울고 있다. 꽤 굵은 눈물방울들이 흐를 새도 없이 뚝뚝 떨어졌다. 멀미하듯 속이 울렁거려 손등으로 입을 막았다.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돌렸다.

 

 "미치겠군."

 

 손이 더욱 바투 잡혔다.

 

 "난 항상 그랬네. 말없이 자네가 사라진 뒤에 여기에 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어. 이제야 품안에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서러운 떨림에 머리가 어지럽다.

 

 "시끄러워, 조용히 해. 머리가 아프단 말이야."

 

 눈물로 젖은 얼굴이 더욱 깊숙하게 파고든다. 그러다 허리를 끌어안고 깊게 입 맞춘다. 키스 진짜 끝장나게 한다.

 

 "왜 자꾸 날 헷갈리게 하는 거지, 드렉슬러. 왜 그저 놓는 것조차 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냔 말일세."

 

 입술을 마주대고 말을 하는 바람에 움직일 때마다 입술이 간지러웠다. 잠시 맞붙은 시선에 눈을 감고 다시금 입을 맞췄다. 어둠 속에서도 빛나고 눈을 감아도 일렁이는 푸른 별빛이 잔상을 남기며 등줄기를 타고 오싹한 소름이 내달렸다. 이젠 나도 모르겠어.

 

 끌어안고 능숙하게 등허리를 훑었다. 가볍게 벨트를 풀자 성급한 손이 서투르게 옷을 벗겨냈다. 정신없이 몇 걸음 걷다보니 침대 가에 닿았고 무의식중에 이미 닫혀있는 커튼을 다시금 확인했다. 동이 텄는지 천을 뚫고 빛이 새어들었다.

 

 나는 쓰레기다.

 

 뜨거운 열기, 방안 가득 찬 신음소리, 그것을 덮는 그간 들을 수 없었던 고백과 미처 전하지 못한 끈적한 감정들로 나는 잠이 들었다. 눈을 떠보니 하얀 커튼은 노을에 물들어 있었고 평소보다 훨씬 허리가 아팠으며 뼈마디가 삐걱거리고 음식냄새가 났다.

 

 삐그덕 거리는 걸음을 옮겨 부엌으로 향했다. 남의 옷을 입고 남의 집에서 뻔뻔하게 콧노래나 불러대는 남자가 보였다.

 

 "뭐해?"

 

 "일어났는가? 꽤 달게 자기에 장도 조금 보고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네. 거의 다 끝났어."

 

 저렇게 맑은 얼굴을 보면 사기당한 기분이 든다. 수척하고 안 좋아보이던 안색이 하룻밤사이에 혈색이 돌고 반짝거린다. 사기 당했다. 이건 사기인 것 같다.

 

 "느그 집에 가."

 

 의자를 잡아 빼어 늘어지게 앉으며 중얼거렸다.

 

 "거절하지."

 

기억에도 없는 앞 접시와 찻잔 세트 등을 꺼내는 로라스는 즐거워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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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in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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