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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이해하려고 수없이 많은 멍청한 짓을 했다. 적어내린다. 사랑을 적어내린다. 나는 네가 내게 했던 말을 미처 끝마치지 못하고 펜을 내려놓았다. 소리는 한참을 귓가에서 떠나지않는다.

“그만하게.”

생각해내려고 애쓴다. 그 어조와 표정과 몸짓과 무엇 하나 내가 잡아내지 못한 것들. 사랑은 사람을 멍청하게 만든다고 늘 가시돋친 말을 했다. 사실로 내가 다치지않도록 울타리를 만들어 내 두려움을 가두어 놓았다. 너는 그것을 알았을까? 마른 손을 비벼 얼굴에 얹었다. 두껍고 젖은 수건처럼 숨을 누른다. 이런게 내가 하는 짓이다. 나는 늘 내 목을 조른다. 좀 더 상냥할 것을 하고 말이 안되는 소리를 조언이랍시고 한다. 나는 상냥하지않다. 이것은 사실이고. 나는 상냥할리 없다. 이것은 추론이다.

내 머릿속에서 너는 사늘했다가 안쓰러웠다가 동정을 했다가 질타를 했다. 그러니까 결국 이것은 믿을 수 없다. 빠르게 놓고 너에게 묻는 것이 옳음을 알면서도 나는 사랑으로 머리가 젖어 네게 물을 수가 없다. 이것은 뜨거운 바람으로 마르진 않을 것이다. 찬 공기를 쐰다. 손발이 뻣뻣하게 굳고 뺨이 아린 그런 바람을 기다린다. 이곳의 공기는 서늘하고 습기를 머금었으면서도 그런 바람은 불지 않는다. 그러니까 결국 나는 말하지못할 것이다. 너 역시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을 것이다. 내뱉어지지 않으면 결국 감정뿐인 것처럼. 그 순간 뿐인 것처럼.

나는 덩그러니 쓰이다 만 글 위에 놓여진 펜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것은 그렇다 할지라도 썩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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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in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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